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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클럽
'아....'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뭐랄까 이렇게 비참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일은 마치 비를 흠뻑 맞아 뼛속까지 추위가 스며든 채로 터벅터벅 걸어 집으로 돌아갈 때의 기분과 비슷하다고 나 할까? 항상 경험하는 일이지만 전쟁 중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용병들에게는 안락한 좌석 따위는 제공되지 않았다. 의자라도 있으면 그나마 나았다. 온통 차가운 금속의 컨테이너 안에서 가운데 하나 켜져 있는 불빛에 의지해 벽에 기대어 서있거나 쭈그려 앉아 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잠시 서서 '타르/니코친 프리'라고 쓰여져 있는 상자에서 담배를 꺼내 물고는 불을 붙였다. '후....'불빛에 담배연기가 흩어지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몽롱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고 하면 좋을까. 컨테이너 안의 악취를 잊기 위해 피운 담배지만 지..
네다섯 평 남짓한 여관방 바닥에는 컵라면이 입을 반 쯤 벌리고 모락모락 김을 내뿜고 있었다. 남자는 방금 샤워를 하고 나왔는지 아직도 물기가 남아 있는 머리를 연신 뒤로 넘기며 반쯤 열린 컵라면 종이를 완전히 뜯어내고는 나무젓가락을 들이 밀었다. TV는 켜져 있었지만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아져 있었고 후루룩하는 소리가 더 크게 방 안에 울렸다.연신 젓가락을 움직여 대던 남자가 컵라면 용기를 들어 국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나무젓가락을 용기 속에 던지듯 집어넣고는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갔다.잠시 후 물 내려가는 소리를 꼬리처럼 늘어뜨리고 방으로 나온 남자는 TV 맞은편 벽에 기대어 앉아 리모컨을 들어 소리를 높였다. 14, 15 볼륨 버튼에 맞춰 올라가던 숫자가 18 정도에서 멈추자 남자는 이제 더..
아까 이 산장에 들어설 때 내가 가지고 있는 큰 여행가방을 의심스런 눈으로 바라보던 주인의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그런 일에 정신을 쓸 만큼 지금은 한가하지 않다. 먼저 큰 여행가방을 눕혀서 침대 밑에 밀어 넣고 같이 가져온 작은 가방에서 물건들을 꺼냈다.세제와 작은 전기톱, 망치, 비닐, 우의 그것들을 꺼내 배낭에 넣고 벽난로 안에 사진이나 서류 같은 종이조각과 옷가지들을 던져 넣고 불을 지폈다. 그리고 그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침대에 앉아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 할 일이 많았지만 불타오르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잠시 이렇게 앉아 있고 싶었다.솔직히 말하자면 나 자신도 내가 정신병의 증상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하고 고민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내가 가지고 있는 증상들이 정신병이라..
설 연휴가 끝난 다음날이라설까? 책상에 앉아 있는 게 전보다 더 지루하게 느껴졌다. 뭐 새해가 된다는 것이 나의 일상에 끼치는 일이라고 해봤자 몇 년간 사용해 오던 다이어리의 연락처란을 정리하고 메모 페이지를 다 떼어내고 새 것으로 갈아 넣는 것 정도의 일뿐이었다. 새해 인사라는 명목으로 낯선 이름들 옆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어보는 일이 연휴 내내 계속 되다 보면 어느 틈엔가는 이 번호가 도대체 누구의 번호인지, 어디서 적었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는 때가 있다. 물론 나의 이런 어설픈 기억력을 대신하기 위해 전화번호 옆에 꼭 누구인지 하는 - 예를 들자면 고교 동창, 대학교 후배라는 식의 - 간단한 설명을 적어 넣기도 하지만 그나마도 적어 놓지 않은 연락처가 매년 몇 개씩 어디선가 꼭 튀어나온다..
A씨가 왜 옥상에 올라갔는지 아무도 모른다. 오늘도 A는 새벽녘이 되서야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O부장을 데리고 술집을 세 군데나 전전하다 겨우 그에게 대리 운전을 붙여 집에 보낸 뒤 정작 자신은 택시를 잡지 못해 한 참을 길바닥에서 서성거리다 이제야 집 근처에 도착한 것이었다. "자기가 스트레스 받는다고 날 끌어대면 내 스트레스는 어떻게 하라고!" A는 택시기사에게는 웅얼거림 쯤으로 들릴 넋두리를 꼬부라진 혀로 겨우 내놓고는 한기를 느꼈는지 몸을 살짝 떨었다. 와이셔츠에 배인 땀이 식으며 등줄기가 서늘했다. O부장의 통통한 몸을 끌고나오느라 했던 고생이 이제는 땀 냄새와 한기가 되어 자신을 괴롭히는구나하고 생각하던 A는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는지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마냥 눈을 가늘게 뜨고 미간을 찌..
(사실 끄적거린다는 표현보다는 두드려댄다는 표현이 적당하겠지만....) 뭔가 음악을 들어야만 시원하게 머리가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든다. 그렇다고 음악에 집중하는 건 아니지만 두뇌의 흐름이 리듬을 탄다고 할까... 그래서 조금 과격한 장면에서는 일부러 영화 블레이드의 OST를 듣고는 했는데요즘에는 장면에 상관없이 거의 야마구치 모모에의 베스트 엘범을 주로 듣는다. 어떻게 해서 내가 우리나라도 아닌 일본의 1970년대 후반 활동하던 아이돌의 노래에 꽂히게 됐는지는 나 자신도확실히 대답할 수가 없다. 뭐랄까 편안하다고 할까... 무리가 없다고 할까... 이런 느낌 때문인것 같지만 사실콕집어설명하기 어렵다. (왜 좋아하세요? 라고 묻는데 그냥요! 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는...)지금은 "N에게 고함"("루돌..
달리는 차 안은 묘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긴 직선 뒤 찾아오는 곡선은 무한한 정신의 확장처럼 나를 긴장시키고 또 몽롱하게 한다. 말하자면속도에취해있는 이 시간 동안 찾아오는 상상들은 어쩌면 내게 잠재된 욕망이며 그 욕망은 바로 또 다른 나이며 이것은 거부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성찰인 것이다.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이 지극히 비 생산적인 시간을 좀 더 유익하게 보내기 위해 뭔가 새로운 이야기 거리를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오늘도낯익은 줄거리들 속을 이리 엮고 저리 엮어 보다가 결국은 뼈를 깎아 만든 펜으로 피를 찍어 적는 소설가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지구 멸망을 꿈꾸는 미친 과학자처럼 자신의 욕망에 빠져들어 터무니 없는 일을 저지르는 인간이 매력적으로 느껴진 건 ..
융해(融解) 병원 복도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저번에 왔을 때는 진찰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섰었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맞은편의 소아과 진찰실 앞 나지막한 플라스틱 미끄럼틀에도 어린애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이 괜스레 불안하게 남자의 마음을 눌러온다. 점심시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일 거라고 남자는 스스로 답을 찾아내고는 구두 굽을 들었다가 소리 나게 바닥을 두 번 두들겼다. 예상보단 울림이 좋은 소리가 병원 복도에 꽤 큰소리를 내며 퍼지자 다시 한 번 더 소리를 낸다. 마치 군대 시절 점호 시간에 자신의 앞을 지나치며 이 병장이 전투화로 내던 소리 같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잔뜩 긴장한 상태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가슴을 울리는 것마저도 비슷했다. 그렇게 구두로 장난을 ..
우주식민지의 액션 활극 -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 만을 주로 다루다가 TV판 애니메이션을 연속 2회 다루고 있는데 정말 이 칼럼 만으로 설명할수 없는 것이 아쉽다. 간단히 하자면 너무 간단해지고 길어지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그 중간을 맞추는게 너무 힘들다. 감독 와타나베가 작품의 질을 높이려고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제작비 초과로 전편이 방영되지 못하다가 결국 다른 WOW TV로 옮겨서 방영 됐다는 선라이즈사의 문제의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 97 년의 문제작이 신세기 에반겔리온 이라면 98년의 문제작은 단연 카우보이 비밥이라고 말할수 있다. Kanno Yoko 의 매력적인 음악에 덧붙여진 사실적인 배경과 퀄리티는 정말 좋다. TV 애니메이션이라고 믿을수 없을 정도의 이러한 퀄리티는 한편씩 극장판..
그로테스크한 세계관-검풍전기 베르세르크 베르세르크는 분명 환타지다. 그러나 여타의 환타지 와는 다른 환타지의 세계라고 하면 될까. 환타지에서 공공연히 인정하는 악의 세력이나 요정 마법사등이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작품내의 등장인물들 마져도 그들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믿지 못한다. 이것은 어쩌면 현재의 우리와 닮아있다. 공공연하지 않은 환타지의 세계 이것은 색다른 리얼리즘이고 전쟁과 용병의 이야기가 세련된 모양으로 펼쳐지면서 독자들은 좀더 죽음과 현실이 가까이에 다가와 있는 세계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2년전 즈음인가 군대 가기전에 선배에게 들었던 이 베르세르크에 대한 말은 한마디 였다 "볼만해" 그리고 얼마전 친구에게서 베르세르크 1기 25편을 받고 나서도 1편을 보며 "어 이..
공각기동대 ?인간에 대한 물음, 최고의 총격전 Ghost in the Shell 의 해외 극장용 포스터영제목 Ghost in the shell 의 이 애니메이션으로 인해 저패니메이션 매니아들은 불타오르고 말았다. 시로 마사무네의 동명 만화를 애니메이션화한 이 작품은 오시이 특유의 연출력에 의해 시로 마사무네가 그렸던 근미래와는 다른 모습의 작품이 되어버리고 말았으며 CG(Computer Graphics)와의 결합과 숨겨진 작가의 의도에 의해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아니다. 주 내용은 쿠사나기 모토코라고하는 여소령의 자아에 대한 성찰로 사이보그인 여주인공의 존재에 대해 물음으로 해서 크게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고 할수 있다. 고스트로 대변되는 인간이 가진 본능,욕구,..
1979년 제작된 이 애니메이션은 정말 즐겁고 경쾌하다. 몽키 판치 원작만화를 미야자키가 영화화한 이 작품은 그가 처음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루팡 3세와 클라리스의 플라토닉한 사랑과 곁들여진 액션 활극은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에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한 쌍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을 보면서 그 이후 작품에 나타난 히로인의 역할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사실 원작 만화에서의 루팡은 굉장한 바람둥이로 등장하는데 이는 원작과 애니메이션을 비교했을때의 상당한 차이다. 만화적인 연출과 사실적인 배경이 만들어낸 이 애니메이션의 독특함은 미야자키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다. 미래소년 코난에서 코난의 상상을 초월하는 괴력이나 엄청난 발가락 힘에 필적하는 루팡의 엄청난 점프력을..
미국 블록버스터 같은 애니메이션.- 스프리건 최초 기획 당시서부터 상당한 주목을 끌었던 작품으로 원작의 광대함으로 영상화 되기 힘들거라는 세인의 말에도 불구하고 오토모가 총감수을 맡아 제작된 액션물이다.불행하게도 기대와는 달리 오토모의 블랙코메디적이고 사이버 펑크적인 분위기가 느껴지진 않지만 멋진 액션 연출로 그러한 실망감을 채워주고 있다. 또한 생동감있는 카메라 워크나 배경등의 섬세함은 여타의 작품을 뛰어넘는 상당한 퀄리티다. - 오토모나 오시이의 작품과 지브리의 작품이 주는 시각적 느낌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색감에서부터 배경등이 이루는 분위기는 개성이 풍부하다. 오토모나 오시이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침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와 실제 장소 헌팅에의해 수집된 자료를 재구성하여 만들어진 배경과는 달리 지브리의..
과거 국내 모 방송사에서 "지옥의 외인부대"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을 방영한 적이 있었다. 기억으론 설날이나 추석같은 명절 특선 만화 이런식으로 해서 공휴일 아동 애니메이션으로 방송된것 같은데 시간대가 오후 4시즈음이었던가 아동이 보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이 애니메이션이 공중파를 타고 말았다. 신 카자마와 쟈키 칸자키 두 남자의 이야기가 주축인 이 애니메이션은 그 당시 청소년이었던 나에게 잊을수 없는 감흥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것은 주축을 이루던 거대 로봇물이 아닌 색다른 에어로물이어서 일수도 있고 사실적이고 화려하게 연출된 비행 전투씬 때문일수도 있다. 작품의 하이라이트 협곡씬 작품의 퀄리티는 상당해서 아직도 그 몇몇 장면이 머리속을 메우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대학교 2학년때 우리 동아리에서..
오토모 가츠히로가 손을 대면 이렇게 된다. 메모리즈는 옴니버스 형식의 애니메이션으로 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1편이 마그네틱 로즈, 2편이 Stink bomb, 3편이 캐논 포더이다.(1편의 제목이 그녀의 기억으로,2편이 최취병기,3편이 대포의 거리 아니냐고 물어보시면 할말 없다) 이 애니메이션이 주목 받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그 중 꼽을수 있는 것이 실험정신이다. 대부분의 실험적인 단편 애니메이션이 그 신선함에 비해 관객에게 주는 재미는 그에 비례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 메모리즈라는 애니메이션은 실험적 작품들에서 놓치기 쉬운 재미라는 부분도 충족시켜주고 있다. 1995년 제작된 오토모 가츠히로 참가작품으로SF적인 상상력과 그로테스크함이 작품 전체에 흐른다. 이는 과거 아키라로 부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