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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클럽
베인 입술 젊어서 피가 마르지 않았는지 아침나절 베인 입술이 아직도 피를 뿜는다. 때 낀 거울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확연해지는 얼굴을 괜스레 서먹해 하다가 나로구나 문득 머릿속의 내가 거울속의 나와 다름을 느낄 때 고통처럼 명확히 나를 규정짓는 한 방울의 피 아직 마르지 않았구나. 포도주 한 잔 만큼은 아니어도 간장 한 종지만큼은 남았구나. 그런 안도 나를 되찾은, 재확인한 나로 인한 안도 욕실 바닥 떨어진 핏방울만큼이나 뚜렷하고 깨끗하다. ----------------------------------------------------------------------입술을 베어 본 적이 있다.일회용면도기의이중 면도날로 ....살짝 한쪽 끝이 매달려 있는 살점을 제자리에 돌려 놓고 나서 느낀 건살짝 베였을 뿐..
의지 강한아기사슴에 대한 설명입니다. 맹렬하고 강한 의지 외면적으로는 지적이고 얌전하며 차분한 인상을 주는 사람. 상하관계나 예의에는 까다로워 원만한 인간관계와 질서을 중요시한다. 호기심은 왕성하지만 극단적인 변화는 바라지 않는 보수적인 면이 있다. 첫 대면한 상대에게는 그다지 마음을 열지 않는 강한 경계심이 있다. 팔방미인인 면이 있지만 내면은 맹렬하게 강한 의지를 지니고 있다. 무엇이든 손을 대면 남이 하기 전에 끝까지 하는 노력가로 정책을 굽히지 않는다. 여차할 때에는 도방가지도 숨지도 않는 깨끗함과 책임감을 가진다. 출세욕은 없지만 주위의 신뢰가 두터워 리더로 추대된다. 원래 좋아하는 것이나 취미가 직업으로 이러지는 것 같은 행운을 지니고 있다. 학자나 예술가 타입에 많고 이 방면으로 나가면 성공..
설을 앞두고 한 친구의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면서 담배를 피우려고 집 밖에 나온 적이 있었다. 그 친구의 집 앞에는 도로 밑으로 뚫린 터널이 있었는데 담배를 물고 그 곳을 걸어 나오며 공상에 빠지고 말았다. 터널 안에서 울리는 구두 소리,피어오르는 먼지들 그리고 현실에서 동떨어진 듯한 괴리감... 밝게 빛나며 손 짓하는 저 너머에는 다른 세상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물론 저 너머에 아무것도 없음을 알고 있지만 적어도 카메라 퓨 파인더 안에서 보이는 그 곳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그렇게한 동안 터널 앞에 멍하니 서 있다 카메라를 코트 주머니에 집어 넣고 다 타버린 담배를 버리고 나서 '인생의 터널도 이런 느낌일테지'하는 생각에혼자씨익 하고 웃고 말았다.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는 실업자 하나 무리 속에 끼었으나 덩그렇다. 뭔가를 찾으러 간 것 같으나 실없는 농담만 잔뜩 흘리고 빈 뱃속에는 소주만 들이 부었다. 뭔가 잃었으나 무언지를 몰라 찾을 수가 없다 목이 후끈 달아올라 뱃속 까지 아득하지만 잃은 것을 잊어 머리끝이 날카롭다. 밤새 찾으면 찾을 수 있을까…….
Hellic - 어떤 멸종 (Some kind of Extinction)헬릭은 진흙 참호 안에서 Blink430(저격소총)을 어깨에 걸쳐 놓고 눈을 감고 있었다. 편히 잠을 자지 못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이렇게나마 쉴 수 있는 것만도 다행이었다. 그는 전투 교관으로 지원한 자신이 어째서 이 축축한 진흙 참호 바닥에 앉아 졸고 있는지 잠시 떠올렸다. 왕정국가인 프로낭의 대관식을 앞두고 벌어진 반 왕정파의 반란은 군부의 주요 인물들이 뒤늦게 반 왕정파에 가담하면서 내전의 양상을 띠며 장기화 되고 있었다. 특히 왕궁의 북쪽에 위치한 넓은 평야에선 한 달내내 전선이 몇 킬로미터의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며 대치하는 지리한 전투가 계속되었고 그 덕분에 우기를 맞은 넓은 평야는 지문처럼 긴 진흙 참호의 미로로 변해 버..
ASUS에서 내놓은 케이스. 게이머를 위한 케이스라고 하는데... 디자인이 참 잘 빠졌다.Alienware에서 나오는 데스크탑 같은 느낌도 들고 날아갈 듯 한 분위기랄까...(아래는 Alienware 에서 나오는 데스크탑들)케이스 가격이 20만원 정도라는데... 실용성은 얼마나 될지...모양은 확실히 이쁘다.
사실 난"초보시인" 이란 닉네임이 부끄럽다.술에취해 들어와컴퓨터앞에 앉아 있을 때라던가, 뭔가 적었는데 내가무슨 애기를 하려고 하는지 스스로 잊었을 때는 이 닉네임을 바꾸어 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시도 쓰지 않는데 (예전에는같잖은 시를 종종 적었다.) 시인이라고 붙인 것이며 게다가 초보시인이라니...운전 학원 다니며초보운전 이라고 써 붙인거나 비슷하다고 할까...그런데도 바꾸지 않는건 이 닉네임을 보고부끄러움을 느끼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은 실마리를 주위에 두는 것. 어쩌면조금이라도나아질 수 있을거라는 소망 때문이다.
이토 준지의 공포 단편들을 좋아하는 것을 보면...내가 공포를 즐기는 것 같기도 하고 중학교 때 본 공포영화 (헬레이져 2 였을 거야) 때문에 잠 못 이룬 생각을 하면 공포영화를 끔직히 싫어 하는 것 같기도 하단 말이지...이치 더 킬러의 고어 씬을 돌려서 몇 번 씩 보는 것을 보면 비위가 강한 것 같다가도 오디션의 발목 절단씬은 생각 하기도 싫은 걸 보면 비위가 약한 것 같기도 하고...(물론 Saw의 절단씬은 약했어. 개인적으론 절단의 최고는 역시 오디션이야... 그 여자의 실톱소리가 아직도 귀에 울리는 것 같으니)음...역시 그 때 그 때 달라요...뭐 이런 건가..
A:(버스정류장의어느남자) 거대한고래의무리가작은물고기틈을지나나에게다가온다.어쩌면영원히정복할수없을지모를저고래의무리에는셀수없는상처와전투를찬양하는무늬가녀석의오랜인생만큼이나퇴색되어나를노리고있다.푸른심해의바다에서나를부르는녀석의노랫소리끼이익끼익,얼마나멀리까지퍼질지모르나분명나만듣고있지는않으리라. 허나내주위아무도녀석이가까이다가옴을두려워하지않는다.흰바탕에오렌지무늬가선명한녀석이입이날향해입을연다.먹힐것인가.나는먹히고마는것인가. 싸울꺼다세상끝까지쫓아가싸울거다.먹혀버린다리를찾기위해싸우지는않으나녀석의오만한유영이날화나게한다.작살을녀석의머리에박아시끄러운노랫소리를다시는내지못하게해주마.……. B:(버스정류장의어느여자) 버스정류장한편의남자가아까부터지나가던버스를유심히도바라보고있다.어찌나살기가등등한지…….마치사냥감을앞에둔맹수처럼움직임은없으나..
무월광검 한 자루 만을 허리에 찬 채 산 속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이 산만 넘으면 목적지에 다다른다는 생각에 날이 저무는 것도 상관치 않고 길을 재촉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달이 뜨지 않는 날이라는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날이 어둡기 전에 다다르리라 생각했던 길은 내 생각과 달리 험해서 날이 어두워지자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게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 때 멈추고 노숙이라도 했어야 하는 건데 중간에 잘못 들어 결국엔 길이 아닌 곳을 헤매게 되고 말았다. 수풀과 나지막한 잡목의 가지들을 헤치느라 손에 이곳저곳 자그마한 상처가 많이 생겼는지 따갑고 쓰라렸지만 어디가 어떻게 다쳤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예전 기억대로라면 한참 전에 인가를 발견했어야 하는데 조그만 불빛하나 보이지 않는 것을 ..
시크릿 가든의 우주 공항은 다른 행성에 정착하려는 이민자들과 어딘가에서 벌어진 전쟁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거나 또 다른 전쟁터를 찾아 풀벌레처럼 떠도는 용병과 군인들로 항상 붐볐다. 사실 이런 혼잡한 틈을 타서 특정 행성에선 상당한 액수의 금액이 현상금으로 붙어있는 이른바 지역적 범죄자들이 시크릿 가든으로 숨어들어 은신하기도 했고, 지구 연합의 세력 확장에 반대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중간 거점으로 이용되기도 했기 때문에 시크릿 가든 우주 공항의 경비요원들은 혹시 모를 사고나 숨어드는 범죄자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었다. 셀돔행 셔틀 탑승구 옆에 서 있던 경비실장 역시 혹시라도 시크릿 가든의 범죄자 중 하나가 도망쳐 나가지는 않을까 생각하며 지금 막 탑승구에 올라타기 시작한 승객들을 하나하..
에린은 그녀의 머릿속에서 뭔가가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꽤 오랜 시간동안 그녀가 자각하고 있던 살아있다는 감각과는 다른, 육체적인 생존이 아닌 정신적 부활 그것은 마치 얼어붙어 있던 수도관이 조금씩 녹으면서 그 속으로 물이 흐르기 시작하며 막혀 있는 관을 넓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가 자신이 그 동안 - 얼마인지도 알 수 없는 시간이었다 ― 꿈조차도 꾸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한 것이 그녀의 뇌 속 길고 복잡하게 뻗은 모세 혈관사이로 체온을 가진 혈액이 흐르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한 생각 이었다. 왜 자신이 꿈조차 꾸지 않았는지 어째서 꿈도 꾸지 않을 정도로 깊은 밤에 빠졌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이전의 기억은 ……. 그것 역시 희미하기만 했고 단지 굉장히 고통스러웠던 기..
팩키지쉽이라고불리는지구에서제작된수송선이제34정거장Secretgarden으로들어온것은새벽이다되어정거장내의기상환경장치가새벽안개를뿌릴즈음이었다.정거장외곽으로접근한팩키지쉽은연료보충을위해정거장안쪽으로들어가기시작했다. “항상하는일이지만이번일은조금꺼림직하단말야” 항해사제논이조종석에앉아이렇게이야기하자선장로즈는흠하고작음소리를냈다. 막대한돈에다질병이나기타위험에서사용할수있는FREEZE티켓까지가입시켜준다는말에선뜻응하기는했지만내용물에대해알고있지도못하고가장마음에걸리는것은우주연합의가장끝에있는Seldom으로간다는것이었다.지구인은한명도살지않고외계인들만살고있는그곳은항상시끄러운일만가득한곳이었기때문에지구에서보내는이물건이혹그곳의테러리스트들에게보내는무기는아닐까생각도들었다. “이봐선장...우리한번들여다볼까...안에뭐가들었는지?” 이제막서른을넘긴..
처음이자마지막으로그것을본것은20여년전이었다.아마도내가6살때즈음의일이었던것으로기억하는데그기억이너무도생생해서마치어제본일처럼기억하고있다. 크리스마스선물을기대하며양말을걸어놓고잠이들었었다.받게될선물에대한기대때문이었을까거실의괘종시계가새벽2시를알릴때나는마치아침이되어깬듯맑은정신으로잠에서깨어났다.그리고는따스한침대에서내려와양말이걸려있는곳으로걸어가선물이들어가있는지확인하려고했었다. 산타클로스가다녀갔을까하는생각을하면서동생제이드의양말옆에걸린내양말을들여다보다가거실의벽난로에서이상한소리가나는것을듣고는깜짝놀라그쪽을바라보았다. 불씨가꺼져싸늘한기운이감도는거실에홀로서서등이싸늘해지는느낌에놀라벽난로쪽으로다가가던나는놀라고말았다.굴뚝에서부터재가떨어져불씨위로떨어지는것이보였기때문이었다.그뿐만이아니었다.무엇인가육중한것이굴뚝을타고점차내가있는곳으로내려오는듯..
Joseph - 은하 끝의 등대 멀리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저편을 바라보며 남자는 별을 세고 있었다. 초점 없는 흐린 눈에 들어온 흐릿한, 마치 검은 쟁반 위에 뿌려진 설탕 같은 별빛들을 몇 시간째 세고 있었다. 세고 또 세는 건지, 수많은 별을 세다 수를 잊고 다시 세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눈이 조금씩 위 아래로 움직이는 것을 보아 창 밖의 별을 세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는 자신이 이런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남자는 한 달에 정확히 네 번 그러니까 일 주일에 한번씩 시크릿 가든을 지나 다른 은하로 넘어가는 수송선의 항로 변경을 위해 설치된 항로 유인선 에서 생활한 지 이제 2년이 지나가고 있었다. 사실 남자도 자신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우주에 항로 유인 시설이 필요하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