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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클럽
이정표 핏줄 선 내 마음이 가리키는 곳은 어디냐 어릴 적 유리구슬 같은 그녀의 눈동자도 아니고 네모반듯한 화면 그 시줄 들도 아니니 내 예민한 신경이 가리키는 곳은 어디냐 문득 창문 너머 흩뿌려진 하루살이들의 가벼운 인생처럼 뭉툭한 감각에 예민한 신경으로 욕정 가득한 불만을 토로하는 젊은 청춘의 외로운 자위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너른 세상에 핏줄 선 심장으로 대체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가. 청춘의 이정표는 이렇게 방향치가 되어 훤한 새벽을 기다리고 있다
힘든 세상에 넘어지다. 너른 벌 한쪽에 사람이 넘어져 풀숲 소리처럼 일어나질 않았다. 땅을 맞대고 세상과 마주선 양 그렇게 일어나질 않았다. 쉬 눕지 않으려는 저 이와 달리 이 이는 거기 엎드려 팔을 뻗었다. 독한 기운으로 세상을 안아보려나 쉽지 않기에 세상은 세상이려나, 등 돌리긴 쉬워도 안기엔 어려워 세상은 힘든가 보다.
긴 밤의 몽상 저기 날 비추는 가로등은 꿈처럼 몽롱하게... 선명치만 선명치 않다 시간의 재가 쌓여 흙이 되었나. 늘지도 줄지도 않아 꿈을 이루었을 땐 내 무덤 위에 얼마나 쌓이려나. 내 살다간 증거라고 한주먹 흙이나 얻어 가면 좋으련만 얻은 만큼 버릴 것도 많으니 무엇을 택할 텐가 긴 밤의 몽상 뒤에 몽롱한 가로등 빛만 눈에 가득하다.
술에 취한 밤 술에 잔뜩 취한 밤은 이리도 슬픕니다 아! 어지러이 휘둥그레지는 눈빛에 어머니마져 피하고 고백을 위해 마신 술은 나를 바보로 만들었습니다. 내일 후회할 말이라도 오늘 하고 싶은 것은 식물처럼 뻗고 싶은 다리가 열병에 타오르기 때문인가 봅니다 술은 이리도 솔직하기에 난 술을 좋아합니다
96년 겨울 한 선배가 나에게 말했다. 입에다 불을 때니 좀 따뜻하겠다고 하지만 나는 추웠다. 입영 통지서의 초조함 때문인지 담배로 수축된 혈관 때문인지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는 상관없이 나는 추웠다. 그 해 겨울 난 미치도록 추위를 타고 놀았다. 그리고 다음의 겨울은 더 추웠다. 스포츠로 깎인 머리 때문인지 낯선 강원도의 바람 때문인지 미치도록 추워 입에 욕지기를 달고 살았다. 그 해 겨울 난 눈 쌓인 산에서 졸다가 얼어 죽을 뻔 했다. 그런데 우스운 건 내가 기억하는 생애 가장 추웠던 두 해의 겨울을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시원해지기는커녕 더 더워질 뿐이라는 것이다. 그 허연 눈밭을 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한숨 섞여 목이 턱 막혀오는 것이다. 아무래도 그 때 그 선배 말처럼 입에 불을 때고 있어서인가..
춘천에 가고 싶다. '춘천 가는 기차'를 흥얼대며 미치도록 춘천이 가고 싶어 주머니를 뒤집어도 동전 몇 개. 창밖을 바라보며 그저 날 모르는 다른 곳이란 생각에 잠자다 저녁 다 되어 춘천에 내리면 그래! 노래처럼 술 한 잔 마시고 싶다. 미쳤나! 왜 춘천에 가고 싶은 거지?
뭔지도 모르고 적어버린 시 같잖은 시 무더기가 무덤처럼 수북이 내 책상에 쌓였다. 꼭 꼭 누가 보기 전에 태워 버릴 테다.
오래된 습작들을 꺼내며 너희들이 내 책상서랍 안에서 잊혀져가는 물감들과 정을 통할 무렵 난 너희들을 꺼내 세월의 잔 때를 털고 말았구나. 그래 부끄럽지만 내 자식인 것을 부모는 자식을 버릴 수 없다고 불륜을 나둘 수는 없다고 말라버린 흔적을 화장지 곱게 접어 침 묻혀 지울 때 더럽다고 찡그리나 울어버린 네 몸뚱이에 다림질이라도 해주어야 하나 걱정마라 내가 쭈그리고 만든 것들아 다시 치장하고 맑은 새 옷에 가격만큼 날카로운 '하이테크'로 새로 태어나게 해주마.
산 산에는 산 것보다 죽은 것이 많다는 걸 땀 흘리고 다리 절며 하루 종일 산을 헤매다 알았다 무엇이 썩어 나를 지탱하는가. 무엇이 내 숨을 상쾌히 하는가. 이름 모를 죽은 것들의 젯밥을 먹으며 그렇게 산을 헤매 정상에 섰다. 사람도 죽으면 산으로 가는 걸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고향은 산이로구나. 아마도 산이 높아지는 건 나무가 자라서가 아니라 죽음이 쌓여서 인가보다
학교 뒤 언덕 나는 해가 저물어 가는 학교 뒤 언덕에 있습니다. 내 고향 군산의 바람은 어찌 보면 약아빠진 여우같으나 심심치 않은 장난 같기에 난 바람을 사랑합니다. 비록 아직 자갈만이 잔디 같은 그 깎여진 언덕의 한 가운데 오랜만의 혼자임을 엉뚱한 미소로 즐기며 저기 도서관이 올라가는 서편의 언덕을 바라보다 어린 시절 헤매던 어느 산을 떠올립니다. 달빛의 고마움을 생전 처음 느끼며 한 치도 보이지 않는 어느 산등성이, 기울어진 지형의 혹독함에 앞서간 어느 친구의 불빛은 외로움을 끌어다 떨리는 불빛 앞에 놓았습니다. 공포보다 끈질기던 그 외로움을 지나는 이 하나 없는 학교 뒤 어느 언덕의 오후에 사람 구경 나온 시골 할머니 마냥 한가로이 그렇게 즐기고 있습니다. 건조이 산을 넘은 바닷바람은 이제 그 고향..
받은 편지함은 비어 있다. 오늘도 무심코 편지를 확인하다 너절한 내용의 광고가 추잡한 내용의 광고가 편지 함 가득히 쌓여 있음을 그 중 몇 통 날 사랑할까 하는 누군가의 바람직한 몇 줄이 느낌표 마냥 나를 바라보는데 새 메일은 없다 어디 선가의 반가운 연락을 기다리는 마음은 아니건만 어디 시비라도 걸어줄 갈퀴 같은 글 한 줄 없음은 겉은 가시덩굴 같아도 안은 허연 순두부 같은 어찌 보면 텅 빈 깡통 심장에 못을 쳐 박는 잔혹이니 보내지 않고 받길 바라는 사랑도 아니건만 내 편지 함 가득 쌓인 불태워도 시원찮을 쓰레기 더미도 안 받으면 그리워질 텅 빈 깡통의 편지 함. ‘받은 편지가 없습니다.' 그 밑엔 언젠가 받아놓은 지나간 어느 사랑의 숨 막히는 고백들 그 고백에 부끄럽게도 편지함은 비어있다.
어느 겨울, 저녁 세찬 바람 안으며 거리를 걸었네. 아이 옷깃 여며주는 젊은 주부를 지나쳐 허연 김 날리며 행인을 유혹하는 어묵 옆을 지나 곧게 뻗은 하얀 길 코트 자락 날리며 바람을 안고 걸었네. 쌓아 놓은 눈 속에 어느 밤의 추억을 숨겨 놓았는지 몰라도 가로등 빛에 몰래 반짝이는 눈길을 소리 없이 밟으며 마셨네. 얼굴이 퍼렇게 얼어 봄 기다리다 얼어 죽은 제비처럼 굳어도 발전체를 감싸는 포근함을 뽀드득 뽀드득 감칠맛 나는 소리와 곁들여 밤새도록 마셨네. 혼자 마신 눈길에 흠뻑 취해 추억 찾아 걸었던 거리는 잊어버리고 꽁꽁 언 발을 난로에 녹이며 웃었네. 흥에 취해 웃었네.
AM 05:00 의 전화 새벽 5시의 전화는 짜증나기도 하지 저편의 저놈은 또 어느 가로등 밑을 더럽히고 있을까 턱하니 막힌 목을 헉하고 풀어버린 저음의 목소리에 방금 잠들었던 불면의 짜증은 시계처럼 무심히 한 바퀴 돌아 훤한 액정 불빛 재우고 다시 끌어당긴 목까지의 이불자락 곱게 취해야 정도 가지 지랄 맞은 주정의 새벽녘의 전화 짜증이 불붙은 AM 05:00의 어느 불면
이진화 코드의 기억 지금도 어느 지붕 아래 젊은 청년의 정열을 빨며 생각을 뚫고 들어 밤새 코딩되었을지 모를 이진화 코드의 기억 나열된 이진수를 해독하여 생각을 읽어내어 보면 저 길게 늘어진 16진의 성 뒤뜰은 어느 누군가의 추억일지도 모르고 억울히 죽은 프로그래머의 넋두리 일지도 모르고 화면으로 뿜어진 수천만 트루 컬러 인간의 눈으론 구별치 못한다는 그 뒤도 엄연한 이진의 나열 분명 이진의 기억을 가질 수 없건만 확연히 파고드는 이진화 코드의 기억
스물 셋스물 셋의 가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를 누구에겐가 적어보낸 적이 있었지. 젊은 치기와 망상으로 종이를 더럽히고, 더럽히고 나를 그녀를 그래 스물 셋의 가을은 제철소 같았지. 땀내와 열기로 끓어오르고, 타오르고 별의 아름다움이 힘이 되던 스물 셋. 그 때의 시집은 여전하지만 시는 예전 같지 않은 건 아무래도 그 때처럼 종이를 더럽힐 용기가 없어진 때문이겠지. 스물 셋은 그래 ...... 그랬지. ---------------------------------------------------------------------뜨겁게 타오르지 못하고 식어가는 젊음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