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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티켓

달부장 2005. 2. 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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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키지쉽이라고불리는지구에서제작된수송선이제34정거장Secretgarden으로들어온것은새벽이다되어정거장내의기상환경장치가새벽안개를뿌릴즈음이었다.정거장외곽으로접근한팩키지쉽은연료보충을위해정거장안쪽으로들어가기시작했다.

“항상하는일이지만이번일은조금꺼림직하단말야”
항해사제논이조종석에앉아이렇게이야기하자선장로즈는흠하고작음소리를냈다.
막대한돈에다질병이나기타위험에서사용할수있는FREEZE티켓까지가입시켜준다는말에선뜻응하기는했지만내용물에대해알고있지도못하고가장마음에걸리는것은우주연합의가장끝에있는Seldom으로간다는것이었다.지구인은한명도살지않고외계인들만살고있는그곳은항상시끄러운일만가득한곳이었기때문에지구에서보내는이물건이혹그곳의테러리스트들에게보내는무기는아닐까생각도들었다.
“이봐선장...우리한번들여다볼까...안에뭐가들었는지?”
이제막서른을넘긴여선장은항해사의호기심이원치않는사고를일으킬것같아단호한목소리로말했다.
“신경쓰지말고SecretGarden쪽으로연락이나해봐.이우주선연료는가끔떨어질때가있단말야”
“OK,OK알았으니인상쓰지말라고...이쁜얼굴주름살이라도생기겠어”
항해사는자리에서점프하듯일어나정거장쪽에연료보충에대해이야기하기시작했고로즈는자동항해로맞추어놓은뒤자리에서일어나커피한잔을마시며곰곰히생각하기시작했다.사실로즈자신도안에들어있는물건이무엇인지굉장히궁금했다.하지만계약조건에화물을확인하지말라는조건이붙어있으니그녀도어쩔수없었다.하지만혹시...안에있는물건이불법적인거라면.이물건을맡겼던남자의그기분나쁜미소가머릿속에떠올랐다.
‘딜레마...인가’
자신이안에있는물건을확인했을때들키기라도하면계약위반으로돈은커녕위약금을물어야할지도모르고잘못해서이곳세관통과에서걸려무기같은게나오기라도하면자신의우주항해라이센스는그자리에서취소당할것이확실했다.어쩌지....
로즈는예전에도한번이런상황에직면한적이있었다.그때는운송일을시작한지얼마되지않았던때로상당히괴기스러워보이는인상의남자가화물을한참테러위협을받고있던연구용위성으로보내달라고했었다.혹시나폭탄테러용의핵탄두가아닐까의심하던로즈는중간점검을위해들렀던우주정거장에서화물칸으로들어갔었다.꼼꼼하게진공포장까지해놓은상자를뜯었을때거기서나온것은생전처음맡아보는지독한냄새의배설물들이었다.새로운전염병연구를위해수거했던다른종족의배설물들을혹시알수없는병원균이라도떠돌까두려워진공포장을했던것인데그로인해결국로즈는엄청난액수의손해배상을해야만했었다.
“설마전처럼오물들만잔뜩들어있지는않겠지”
로즈는혼자중얼거리며나중에연료보급을위해정지해있는동안화물칸으로들어가보기로마음먹었다.아무래도저방정맞은항해사와같이확인을했다가는이곳저곳나불거리고다닐것같아불안했다.
‘좋아.연료보급때저녀석에게확인하고있으라고하고나혼자가봐야겠군’
연료용의케이블도킹을위한인도신호를정거장쪽에서요청하자로즈는버튼을누르고제논에게이야기했다.
“화장실에좀다녀올테니까연료넣는것좀확인하고있어.Seldom까지가려면연료를꽉채워야할꺼야”
로즈의말에제논이히히덕거리며선장석에앉아말했다.
“알았어.선장시원하게일보고오라고내가확인할테니”
로즈는제논이정거장측과이야기하는것을확인하고는조종실을나와화물칸으로가는복도로향했다.선내의좁은복도를지나화물콘테이너쪽으로들어갈수있는해치앞에다다랐을때그녀는흠칫놀라고말았다.의뢰인쪽에서콘테이너안쪽으로들어갈수없게해치에밀납과비닐을이용한이중봉인을해놓은것이었다.거기다해치앞에는‘위험’이라고쓰인커다란스티커가그녀를바라보고있었다.그것들을보자로즈는더욱더안에무엇이들어있는지보고싶어졌다.
‘도대체뭐가들어있길래이렇게꽁꽁포장한거지’
로즈는잠시생각하다가해치말고다른방법을생각했다.결국매우까다로운방법이지만우주선에서안쪽의화물의냉동상태보호를위한차가운기체를보내는환풍구를생각해냈다.매우춥고좁을테지만...안에무엇이들어있는지확인도하지못한채가는것보다는나을것같았다.
로즈는냉각장치가있는기관실에서환풍구를열고안으로기어가기시작했다.환풍구안은생각보다더러워서먼지가가득했고굉장히추웠지만기어가는동안몸에서열이나기시작해추운것은어느정도참을만했다.그렇게한참을기어서화물컨테이너환풍구입구에다다르자그녀앞으로안쪽의모습이어렴풋이보이기시작했다.그녀는주머니에서조그마한후레쉬를꺼내입에물고는계속앞으로기어나가컨테이너안쪽으로들어갔다.
환풍구에서기어나와일어섰을때그녀의눈앞에는사람키보다조금큰캡슐모양의것들이컨테이너안쪽으로늘어서있었다.
‘뭐야이것들은...?’
로즈는앞쪽에있는캡슐로다가가써있는글씨를읽어보았다.
“...2014년캘리포니아...나이34...”
나머지글씨들은누군가지운것같이흐려있어서보이지않았고그나마읽을수있는것은그정도뿐이었다.
‘2014년...300년전인데...나이34이면...안에사람이라도들어있다는거야?’
로즈는서리가끼어보이지않는안쪽을보기위해손으로캡슐을닦아보았다.그녀의생각대로안쪽에는젊은남자가누워있었고남자머리맡에는‘냉동중’이라는글씨가빛나고있었다.남자임을확인하고는로즈는조금놀라뒤로물어났고다른캡슐들도확인하기시작했다.전부사람이들어있었고마지막의조그마한캡슐에는애완용개가한마리가들어있었다.
‘뭐야냉동중인사람들이잖아...그런데왜이름을다지운거지?.’
로즈가확인한캡슐안의사람들은거의가100년이후의사람들이었고아직도살아있는것임에분명했다.그런데왜안을들여다보지말라고했을까...냉동중인사람들을옮기는것이그렇게비밀스럽게처리해야만하는일인가?로즈는이리저리생각해보았지만별다른생각이나지않았다.
다시환풍구를기어나와옷을갈아입고조종실에들어와서도한참을생각해보았지만왜냉동된사람들이란것을숨겼는지이해가되지않았다.
로즈가그렇게골똘히생각하고있자제논이입을열었다.
“하도오지않길래막화장실에찾아가려는참이었는데...”
제논의말에로즈는정신을차리고말했다.
“어딜찾아온다고!쓸데없는말하지말고출발준비나해.Seldom까지는아직한참남았으니까”
SecretGarden에서Seldom까지는매우순조로운항해였다.제논은7시간동안계속잠만자고있었고로즈는계속화물들에대해생각해보았지만다른생각은나지않았다.
‘에이뭐지...’
결국로즈는포기하고말았다.
Seldom에도착했을때는지구시간으로오후7시를가리키고있었다.컨테이너를무사히내려놓고의뢰인쪽에서의입금을확인하는동안그녀에게전화가걸려왔다.의뢰인에게서부터걸려온전화였다.
“화물은제대로전달되었습니까?”
남자는먼저그것부터물었다.
“예...”
“수고하셨습니다.입금은했고티켓은직접만나서드리겠습니다.그럼...”
남자가전화를끊으려할때로즈가급하게물었다.
“아...그런데화물이뭐였습니까..?”
로즈의질문에남자의표정이잠시이상하게일그러졌다.
“혹시...안을열어보셨습니까?”
“아니요”
로즈의목소리가신통치않은것을느꼈는지남자는다시한번물었다.
“보시지않았기를빌겠습니다.”
“보고싶었지만못봤습니다.밀봉이되어있어서”
“그렇겠군요.나중에지구에서만나면알려드리죠.제사무실로찾아오시겠습니까.두분모두”
로즈는솔직히찾아가는것이마음에내키지않았지만어쩔수없어서그러겠노라고말하고전화를끊었다.그때제논이옆에서전화내용을듣고있다가말했다.
“역시당신도궁금했군안에뭐가들었는지...어서가자구..티켓에돈이기다리고있으니까”

로즈와제논은지구에도착하자마자의뢰인의사무실로찾아갔다.거액의돈과티켓까지주는사람의사무실같지않게사무실은굉장히낡아있었다.사무실에들어서자남자는친절하게두사람을안내해사무실안쪽의방으로데리고갔다.
“자두분의티켓입니다”
두사람이자리에앉아마자남자는탁자위에티켓을내놓았다.제논은누가가져가기라고할것처럼티켓을받아안주머니에넣었고로즈역시티켓을집어들었다.
“화물이뭐였는지궁금하다고하셨죠?”
“예...”
로즈의대답에남자가음...하는신음소리를냈다.
“보셨군요”
남자의말에로즈가놀라남자를바라보았고제논역시로즈의얼굴을바라보았다.
“사실알고있었습니다.화물안쪽에도난방지용센서들이설치되어있었거든요”
‘이런..젠장’
로즈는남자의말을듣고는속으로혹시위약금이라도물게되는것은아닌가생각했다.하지만남자의표정으로는그럴것같지는않았다.
“여러분이운반해간건보셔서아시겠지만인간입니다.냉동된지오래되어서연고자도나타나지않고거액의냉동비용을빚지고있는사람들이지요”
“그런사람들은그냥냉동에서깨우지않나요”
로즈가묻자남자가잠시생각하더니말했다.
“그해동비용도엄청나고깨어났다고해도그사람들이걸려있는병으로인해죽어버리기때문에회사로서도엄청난손해를보죠”
“그럼뭐죠...그사람들을Seldom으로보낸건?”
로즈가남자에게묻자제논이일어섰다.
“무슨소리들이야난가겠어.여기서의볼일은다봤다고”
남자는제논이일어서는것을보면서로즈에게이야기했다.
“Seldom에는외계인미식가들이많지요.이종의고기를먹어보고싶은작자들...그런사람들을위해회사에서추려내고추려낸주인없는고기들을보낸것뿐이고요..”
남자의말에로즈와제논이놀라남자를바라보았다.
“그럼우리가운반해간사람들은그곳의다른종족들이먹는다는말이에요...우리는그것을운반하고...”
로즈의말에남자는고개만끄덕였다.
일어서서이야기를듣고있던제논이참지못하고밖으로나가려고할때남자의손에총이들려있는것이보였다.
“아...가시려고요.하지만우리고객들이얼려있는고기는신선도가떨어져서맛이떨어진다고하더군요.그래서이번에는살아있는고기를보내기로했답니다......두분아시겠어요...”
남자의말과함께로즈는한숨을내쉬고는나지막이중얼거렸다.
“티켓이란게....결국그런거였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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