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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클럽
(사실 끄적거린다는 표현보다는 두드려댄다는 표현이 적당하겠지만....) 뭔가 음악을 들어야만 시원하게 머리가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든다. 그렇다고 음악에 집중하는 건 아니지만 두뇌의 흐름이 리듬을 탄다고 할까... 그래서 조금 과격한 장면에서는 일부러 영화 블레이드의 OST를 듣고는 했는데요즘에는 장면에 상관없이 거의 야마구치 모모에의 베스트 엘범을 주로 듣는다. 어떻게 해서 내가 우리나라도 아닌 일본의 1970년대 후반 활동하던 아이돌의 노래에 꽂히게 됐는지는 나 자신도확실히 대답할 수가 없다. 뭐랄까 편안하다고 할까... 무리가 없다고 할까... 이런 느낌 때문인것 같지만 사실콕집어설명하기 어렵다. (왜 좋아하세요? 라고 묻는데 그냥요! 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는...)지금은 "N에게 고함"("루돌..
달리는 차 안은 묘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긴 직선 뒤 찾아오는 곡선은 무한한 정신의 확장처럼 나를 긴장시키고 또 몽롱하게 한다. 말하자면속도에취해있는 이 시간 동안 찾아오는 상상들은 어쩌면 내게 잠재된 욕망이며 그 욕망은 바로 또 다른 나이며 이것은 거부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성찰인 것이다.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이 지극히 비 생산적인 시간을 좀 더 유익하게 보내기 위해 뭔가 새로운 이야기 거리를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오늘도낯익은 줄거리들 속을 이리 엮고 저리 엮어 보다가 결국은 뼈를 깎아 만든 펜으로 피를 찍어 적는 소설가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지구 멸망을 꿈꾸는 미친 과학자처럼 자신의 욕망에 빠져들어 터무니 없는 일을 저지르는 인간이 매력적으로 느껴진 건 ..
융해(融解) 병원 복도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저번에 왔을 때는 진찰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섰었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맞은편의 소아과 진찰실 앞 나지막한 플라스틱 미끄럼틀에도 어린애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이 괜스레 불안하게 남자의 마음을 눌러온다. 점심시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일 거라고 남자는 스스로 답을 찾아내고는 구두 굽을 들었다가 소리 나게 바닥을 두 번 두들겼다. 예상보단 울림이 좋은 소리가 병원 복도에 꽤 큰소리를 내며 퍼지자 다시 한 번 더 소리를 낸다. 마치 군대 시절 점호 시간에 자신의 앞을 지나치며 이 병장이 전투화로 내던 소리 같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잔뜩 긴장한 상태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가슴을 울리는 것마저도 비슷했다. 그렇게 구두로 장난을 ..
우주식민지의 액션 활극 -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 만을 주로 다루다가 TV판 애니메이션을 연속 2회 다루고 있는데 정말 이 칼럼 만으로 설명할수 없는 것이 아쉽다. 간단히 하자면 너무 간단해지고 길어지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그 중간을 맞추는게 너무 힘들다. 감독 와타나베가 작품의 질을 높이려고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제작비 초과로 전편이 방영되지 못하다가 결국 다른 WOW TV로 옮겨서 방영 됐다는 선라이즈사의 문제의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 97 년의 문제작이 신세기 에반겔리온 이라면 98년의 문제작은 단연 카우보이 비밥이라고 말할수 있다. Kanno Yoko 의 매력적인 음악에 덧붙여진 사실적인 배경과 퀄리티는 정말 좋다. TV 애니메이션이라고 믿을수 없을 정도의 이러한 퀄리티는 한편씩 극장판..
그로테스크한 세계관-검풍전기 베르세르크 베르세르크는 분명 환타지다. 그러나 여타의 환타지 와는 다른 환타지의 세계라고 하면 될까. 환타지에서 공공연히 인정하는 악의 세력이나 요정 마법사등이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작품내의 등장인물들 마져도 그들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믿지 못한다. 이것은 어쩌면 현재의 우리와 닮아있다. 공공연하지 않은 환타지의 세계 이것은 색다른 리얼리즘이고 전쟁과 용병의 이야기가 세련된 모양으로 펼쳐지면서 독자들은 좀더 죽음과 현실이 가까이에 다가와 있는 세계를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2년전 즈음인가 군대 가기전에 선배에게 들었던 이 베르세르크에 대한 말은 한마디 였다 "볼만해" 그리고 얼마전 친구에게서 베르세르크 1기 25편을 받고 나서도 1편을 보며 "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