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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돼지

달부장 2004. 8. 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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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붉은 남작이란 사람을 아는지 모르겠다.1차 세계 대전 당시의 유명한 에이스 인데 삼엽기를 타고 다니며 마치 기사처럼 적기와 대결을 벌이던 기사도가 살아있던 하늘이 과거에 있었다.

("Red Baron"이라고 알려진 이 사람의 이름이 "Manfred Von Richthofen"이고 그가 탔던 기체 이름이 Dr.Poker 1 (Dr은 닥터가 아니라 드라이) 이다. 그 남작이 타던 기체가 프라모델로도 나와 있는데 그 모델의 박스 일러스트가남작의 기체 도색과 같은 모양으로 되어있다.-옆으로 약간새는데 삼엽기라고 해서 쌍엽기 전의 기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비행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삼엽기가 선회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붉은 돼지라는 글씨를 보며

자신의 기체에 자기 가문의 문양을 그려 넣고 기체 전체를 붉은 색으로 칠한 이 하늘의 기사가 붉은 돼지를 보며 생각났다. 자신의 기체를 붉은 색으로 칠한다는 것은 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어쩌면 무모한 짓일지도 모르지만 그때의 기사들은 그렇게 했었단다.비겁하게 자신을 숨기며 조용히 나타나 뒤에서 찌르는 짓은 하지 않겠다는 말인가.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에서 나오는 이 마법걸린 돼지도 그 레드 바론 처럼 자신의 기체를 붉은 색으로 칠하고 하늘을 나른다. 이 애니메이션은 이 붉은 돼지도 그 외의 어떤 캐릭터도 주인공이 아니다. 하늘을 사랑하고 기사도를 사랑하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주인공일지도 모른다. 그의 유년에 그가 좋아하던 하늘과 자신의 이미지인 돼지를 결합한 이 애니메이션이야 말로 바로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특별한 주제가 없다 하늘과 하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로 주제라면 주제일까.(푸르고 높은 하늘과 지중해의 아름다운 바다가그 부족함을 대신해 주고 있지만) 또 그의 자연주의적인 사상이나 사회주의자 적인 성향도 크지 않다. 어쩌면 대작을 만들려는 중간에 쉬기위해 만든 애니메이션 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만큼 무미건조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

(JAL 의 의뢰로 기내상영용으로 기획된 애니메이션이라 그런지 모르겠다.비행기안에서 폭력적인 내용은 좀 그럴테니까 생각해보면 이 작품을 하늘을 나르며 보면 상당한 감흥이 있을것 같다.운해와 함께 바라보는 애니메이션 속의 하늘을 또 다른 느낌이 들테니까.)

하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보아야 할 애니메이션이다.- 나 역시 하늘을 동경하는 사람중의 하나다.(고소 공포증을 가진 놈이 좀 무모하긴 하지만) 수많은전투기 모형과 에이스들의 이야기,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등을 즐기면서 하면서 느낀 점이 한가지 있는데.프로펠러로 나르는 하늘이 제트 엔진으로 나르는 하늘보다 여유롭다는 사실이다. 비록 그게 모니터에서 느꼈던 하늘이긴 하지만-

지중해의 하늘을 나르는 돼지

하야오의 아버지가 제로 전투기의 설계자라고 한다. 제로 전투기가 어떤 기체인가 하면 - 게임을 좋아하시는분 이라면 아실테지만 1945 라는 게임에 등장하는 일본의 전투기가 바로 제로 다. 그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일까. 그의 유년에서부터 시작된 하늘에 대한 동경은 그가 만든 애니메이션에 그대로 녹아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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