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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과 공상

후루야 미노루의 시가테라

달부장 2005. 7. 3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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シガテラ -> Ciguatera -> 어류에 있는 독소

나는 "이나중 탁구부" 보다는 "멋지다! 마사루" 쪽을 선호했기 때문에 후루야 미노루의 다른 만화를 보게 될 일은 없겠구나 하는 섣부른 판단을 내렸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어느 만화 리뷰 사이트에서 "두더지(ヒミズ)"에 대한 리뷰를 보고는 다시 흥미를 갖게 되어 그를 다시 "나를 기다리게 하는 작가 리스트"에 올려 놓았다. 사실 "두더지"는 나를 불안하고 불쾌하게 만드는 만화였다. 주인공은 항상 불안과 절망으로 갈등하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 상황들은 그의 등을 떠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독자들이 만화책을 놓게 만들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는 이 만화의 끈적하고 눅눅함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면서도 또한 나를 유혹하는 페로몬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4권 분량의 "두더지" 이후 나는 그의 다음 만화는 어떨까 궁금했는데 우연찮게 "시가테라"를 읽게 되었다. 고등학교 2학년의 오기노를 주인공으로 친구 타카이와 이 두 사람을 괴롭히는 문제아 타니와키가 등장하는 이 만화는 오기노의 연애사와 타니와키와 타카이와 관련된 일들로 엮어져있다. 두더지와는 달리 오기노의 연애이야기는 적당히 코믹하고 가볍기 때문에 가끔 웃어가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데 비해 (오기노의 캐릭터는 "동경대학물어"의 주인공을 생각나게 한다. 소심하고, 망상에 빠져 허우적대며, 폭주(?)해 버리면 머리 속의 이야기를 마구 쏟아내거나 하는 등의 ......) 타니와키와 관련된 이야기는 두더지의 분위기와 닮아 있다. 4권까지의 내용에서는 타니와키가 퇴학당해 버린 것으로 종적을 감추는데 그가 퇴학 전에 겪었던 사건을 생각해 본다면 그의 이야기가 제목처럼 주인공 오기노에게 독소가 되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뿐이다.
배경이 일본이기 때문에 일본 청소년의 성문화에 대해 뭐라 말하기는 그렇고 다만 인상 깊었던 것은 오기노와 타니와키의 관계였다. 돈을 뜯기고 심부름을 해 주는 일명 쫄다구 오기노와 타니와키는 쉽사리 파악하기 힘든 관계다. 그저 가학자와 피학자의 관계로 보기에는 석연찮은 관계랄까. 몇 개의 사건들이 단순히 강한 자 타니와키의 변덕으로 보기 힘들고 친구 타카이 때문에 타니와키를 걱정한다는 오기노의 행동도 꽤 의심이 가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것은 4권까지의 내용일 뿐이고 양쪽 귀를 잃은 타니와키가 오기노 앞에 어떻게 새로 등장하게 될지, 그리고 오기노의 연애는 어떻게 진행될 지 궁금해진다. ->(물론 내 경우에는 오기노의 연애사에 대해서 큰 관심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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