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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과 공상

술이 너무 좋다.

달부장 2005. 3. 6.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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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술이 너무 너무 좋다.

인간이 발명한 수 만의 물건 중에 술이 그 중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글도 술에 취해 적는 글이다.)

감각이 무뎌지 듯 이성도 조금 무디어지고 대신 감정이 날카로워 지는 취기를 나는 사랑한다.

물론 누군가와 마주 앉아 마시는 술도 좋겠지만 그 보다는 혼자 마시는 술이 그 즐거움을 더한다.

혼자 자신의 빈 잔에 술을 따르는 느낌.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처량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행동 자체에 묘한 카타르시스가 있다. 고민을 술잔에 쏟아 붇고 마시고 그렇게 한 잔 그리고 또 한 잔. 안주에 마지막 잔을 맞출 정도로 정신이 남아 있으면서도 또한 몽롱한 기분 . 그 한 순간 만은 고민이 먼지가 되고 바람이 되고 연기가 된다.

슬프게도 이런 것에 의지해 고민을 해결하려는 자에게 연민을 느낄 사람이 있는지 모르지만 고민 없는 인생이 어디 있던가. 술은 다만 이런 고민에 친구가 되어 줄 뿐, 그 뿐 이다.

말초의 감각이 점점 무디어지고 눈 안쪽 깊은 뇌의 어느 곳이 멍하게 무디어지는 순간. 고민이 사라지고 이 글 처럼 주제 없는 잡념이 자리 잡는 순간. 그 순간을 즐기는 묘미가 혼자 마시는 술에 가득하다. 언제든 드러눕고 언제든 마칠 수 있는 자유로움...

술 한 잔의 즐거움이 가득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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