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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과 공상

친구의 집들이를 다녀오면서......

달부장 2005. 5. 30.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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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범)의 집들이 때문에 친구(난)과 함께 금요일 분당에 갔다가 일요일 오후 서해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내려오면서 졸음이 온다는(난) 덕분에 계속해서 떠들어 댔다. 최근에 본 일본 영화 "비검 오니노쯔메" 에 대한 이야기에서 부터 "신센구미"와 메이지 유신에 대한 이야기까지 떠들다가 내가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거냐 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입을 다물었다.
서울에서 만나 같이 내려오던 (난)의 후배는 뒷좌석에서 자고 있었고 나는 전 날의 피로 때문에 오히려 눈을 붙이지 못하고 도로를 주시하고있였다.
어째서 이러한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 수 없지만 최근의 SF의 경향이 점차 안으로 향하고 있다고 내가 말했다.
"무슨 소리야?"
졸음을 쫓은 것 같지만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난)의 목소리를 듣고 나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과거의 SF의 무대가 우주 였다면 지금은 지구를 무대로 한다는 말이지. 그것도 극소의 세계로... 너 인터넷 서핑 하면서 본 적 없어? 우주에서 부터 점 점 지구 안으로 줌 인 되어가는 플래시 같은 거..."
"응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사이버 스페이스에 대한 이야기에서 지금은 나노 머신에 대한 SF 들이 나오고 있어. 그 다음에는 어떤게 될까? 다시 우주로 나갈까?"
"모르겠네... 통 그런 쪽에 관심이 없어서"
(난)은 내 이야기를 들어 주고 있었지만 자신의 의견을 내 놓을 만큼의 관심은 없어 보였다. 그러다 문득 뭔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노 머신으로 만든 마약 같은 건 어떨까?"
"또 무슨 소리야?"
"조그마한 나노 머신이 몸 속을 돌아다니면서 아드레날린을 축적하다가 일정한 신호에 따라 내놓는 거야"
"아드레날린?"
"그래 아드레날린. 예전에 어떤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아마 조니 뎁이 주인공 이었지. 그 영화에서 마약에 미친 주인공이 결국에는 아드레날린을 몸에 주사하는 장면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지."
"아드레날린을 어떻게 추출하는데..."
"그건 나도 기억이 안나는데 영장류의 뇌에서 추출한 것으로 나왔을 거야... 영화에선 말이지... 사람에게서 뽑은 것이었나?"
"왜 소설이라도 쓰려고? 그런데 그 것 가지고 소설이 되나?"
나는 그의 물음에 잠시 머리를 굴렸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이런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 어떤 과학자가 그런 나노 머신을 개발한 거야. 그런데 거대 마약 조직에서 그런 정보를 얻고는 그 나노머신을 손에 넣으려고 한다. 이러면 이야기가 되지 않겠어?"
"음. 그런가?"
"그런 물건에 팔리게 되면 마약 같은건 사려고 하지 않을 거 아냐."
"......."
그리고 나서 난 이리 저리 머리를 굴리다가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뒷좌석에 놓아 두었던 가방에서 메모지를 꺼냈다. 그리고 이리저리 낙서 해놓은 페이지들을 넘기다가 예전에 내가 적어 놓은 듯한 한 줄을 발견했다.
- 결국에는 가장 그럴싸한 거짓말을 읽는 이들에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거짓말장이다. -
그 한 줄을 보고 운전을 하고 있는 (난)을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도로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픽 웃으며 페이지를 넘기고는 방금 전에 생각한 거짓말을 메모장에 적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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