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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trict 9

달부장 2009. 11. 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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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의 거대한 우주모선이, 남아프리카 상공에 나타난다. 그런데 그들이 지구에 오게 된 이유가 불분명하다. 지구 정복이나 우호 쌓기 같은 이렇다 할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상은 불시착 혹은 피난 이었다. 어떠한 이유 때문에 그들이 지구까지 피난을 오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그들은 요하네스 버그 인근의 디스트릭트 9 (District 9) 이라는 수용소에 난민으로 수용된다. 그리고 28년 뒤, 외계인 난민 프런들을 관리하던 외계인 관리국 MNU 는 빈민가로 변해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는 디스트릭트 9의 강제철거 및 이주를 위한 계획을 시행하고 그 계획에 주인공 비커스가 책임자로 임명된다.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시작되는 영화 디스트릭트 9은 기존 외계인이 등장하는 SF 영화와는 많이 다르다. 외계인의 등장 후 그 존재로부터 비롯된 공포와 호기심은 이제 일상과 처치 곤란한 불청객에 대한 불만으로 변해 버린 상태다. 이전의 영화에서 과학적으로 우월하여 우리를 지배하려 하거나 아니면 우리와 친구가 되려던 외계인들과는 달리 외계인 프런들은 전혀 쓸모 없이 귀찮고 해를 끼치는 존재로 등장한다.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차별의 대상이 외계인 난민인 프런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주인공 비커스 조차 그들을 조롱하고 하찮게 대한다. 하지만 그가 외계물질로 인해 유전형질에 변화를 겪게 되면서 상황은 뒤바뀌게 된다. 외계인들만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쓸모 없었던 외계 무기들을 비커스가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그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실험체이자 자원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비커스는 아내와 떨어지게 되고 MNU로 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디스트릭트 9은 초반에 외계인의 등장과 습성 등 관객이 알아야 할 정보들을 풀어 놓느라 다소 지루하게 전개된다. 게다가 비커스가 프런들을 대하는 방식들도 곱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중반 이 후 비커스의 몸이 변화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숨 쉴새 없이 관객을 몰아간다.

지금 지구 어디에선가는 벌어지고 있을지 모를 사건들을 외계인 난민에 빗대어 이야기 하고 있는 이 영화는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그 약점과 단점들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주인공 비커스를 통해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독특한 소재와 구성 그리고 생각해 볼 주제를 가진 SF 영화를 오래간 만에 본 것 같다. 특수효과도 좋았고 특히 마지막에 등장했던 전투 메카닉은 모형으로도 인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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