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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먀모토 히데오의 호문쿨루스

달부장 2005. 8. 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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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먀모토 히데오의 호문쿨루스
험한 말 중에 “마빡에 구멍을 뚫어버린다”라는 말이 있다. “죽이겠다”라는 말의 우회적 표현이겠지만 실제로 머리에 (정확하게는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수술이 있다고 한다. Trepanation (트레퍼네이션 : 개공술, 관추술)이란 수술이 바로 그것으로 실제로 매우 오래전 부터 시술되어온 수술이라고 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 수술의 목적이 식스 센스 즉, 육감을 얻기 위해 시행되었다는 것이다.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두개골 내의 압력을 덜어줌으로 해서 뇌에 혈류량을 늘리면 뇌의 사용되지 않는 부분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데 (물론 치료 목적의 시술도 있다고 한다.) 사실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쉽사리 할 수 없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 집에서 시술을 시도하지 말라는 경고문과 어떤 사람이 올린 사진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시도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 섬뜩하기도 하다-

고로시야 이치(殺し屋 1)의 작가 야마모토 히데오의 신작 호문쿨루스(Homunculus)는 이 트레퍼네이션을 소재로 하고 있는 만화이다.

자 동차 노숙자로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Dolls를 보신 분이라면 쉽게 짐작하실 듯) 주위의 노숙자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거짓말을 늘어 놓고 심지어 자기 자신도 거짓말로 속이는 나코시는 어느날 한 수상한 젊은이로부터 자신의 실험을 도와주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게 된다. 그 실험이란 것이 바로 트레퍼네이션으로 나코시는 단호히 거절하는데 다음날 그의 자동차가 견인되어 버린다. 가지고 있던 돈이 다 떨어진 상황에서 자동차를 되찾기 위해 돈이 필요했던 나코시는 안면이 있는 다른 노숙자의 돈을 훔치려다 그 수상한 젊은이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의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자신을 부잣집 도련님이며 의대생이라고 밝힌 남자는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실험을 하려고 한다고 밝히고 나코시에게 시술을 한다. 그리고 생기는 변화를 관찰하기로 하는데 그 수술 이후 나코시의 왼쪽 눈에는 기괴한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야마모토 히데오의 전작 고로시야 이치는 폭력과 피 그리고 변태적인 캐릭터들의 총 집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새디스트와 마조히스트의 변태스러울 수 밖에 없는 로맨스에, 인간의 기억과 정신적 상처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한 고어물로 치부해 버릴 수 없는 부분을 가지고 있었다. ( 뭔가 그 저변에 웅크리고 있다는 점이 고로시야 이치에 등장하는 고어씬과 폭력들을 더욱 섬뜩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 그에 비해 호문쿨루스는 잔인하지도, 숨 쉴수도 없게 몰아치지도 않는다. 오히려 약간은 느린 걸음으로 독자들에게 인간의 본질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묘한 상상을 전달하고 있다. 물론 귀신이 보이는 눈이라던가 제 3의 눈을 소재로 하는 만화는 이전에도 많았지만 호문쿨루스를 그런 만화와 같이 분류하기에는 조금 무리일 것 같다. 나코시의 눈에 보이는 기괴한 모습들이란 대상 자체로 부터 기인 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나코시의 감각이 수집한 결과가 그의 무의식을 통해 마치 필터를 낀 카메라의 사진처럼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눈에 비치는 타인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이란 말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부처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말처럼- 물론 주인공 나코시의 특별한 성격 때문에 그의 왼쪽 눈이 그런 능력을 갖게 된 것 이겠지만)

현재 5권까지 나와 있는데 볼 만한 만화책을 찾고 계신 분이라면 추천해 드리고 싶다.

- 인터넷 검색을 통해 호문쿨루스를 찾으면 이 만화에 대한 페이지 말고도 감각 호문쿨루스에 대해서 찾을 수 있는데 그 페이지에 나온 괴상한 난장이의 모습을 미리 한 번 보시고 만화를 보시면 더욱 재미있게 읽으실 지도…….

- Trapanation 의 위험성에 대한 부분은 인터넷 사이트 뿐만 아니라 만화책에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만화책을 보고 머리에 구멍을 뚫을 생각을 한다는 게 우습지만 세상에는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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