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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달부장 2005. 2. 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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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버스정류장의어느남자)
거대한고래의무리가작은물고기틈을지나나에게다가온다.어쩌면영원히정복할수없을지모를저고래의무리에는셀수없는상처와전투를찬양하는무늬가녀석의오랜인생만큼이나퇴색되어나를노리고있다.푸른심해의바다에서나를부르는녀석의노랫소리끼이익끼익,얼마나멀리까지퍼질지모르나분명나만듣고있지는않으리라.
허나내주위아무도녀석이가까이다가옴을두려워하지않는다.흰바탕에오렌지무늬가선명한녀석이입이날향해입을연다.먹힐것인가.나는먹히고마는것인가.
싸울꺼다세상끝까지쫓아가싸울거다.먹혀버린다리를찾기위해싸우지는않으나녀석의오만한유영이날화나게한다.작살을녀석의머리에박아시끄러운노랫소리를다시는내지못하게해주마.…….

B:(버스정류장의어느여자)
버스정류장한편의남자가아까부터지나가던버스를유심히도바라보고있다.어찌나살기가등등한지…….마치사냥감을앞에둔맹수처럼움직임은없으나그눈빛만으로주위를압도한다.몇몇나이든아주머니들은그남자를피해돌아가고있다.정신병자인가...그럴지도모른다.버스를저리도유심히그리고잡아먹을듯바라보는남자는분명어딘가이상이있는것같다.아!그남자가뭔가긴창을던지는듯한시늉을한다.어쩌나...역시나미친건가.저사람이주변에있다는사실만으로도소름끼친다.

C:(버스안의어느남자)
앞의저여자의교태가득한목소리가날너무나짜증나게한다.뭐랄까.예전에는아주좋아했지만지금은아주싫어하게된그런목소리랄까...그렇다어디선가저런목소리를들었던적이있다.하지만그런불쾌한예전의기억을되살리고싶은생각은없다.그보다는뭐랄까저여자의간드러지는목소리가나의생각을중단시키고있다고할까.왠지내귀를파고드는그녀의목소리가너무나...너무나...이상하게도그녀를죽여버리고싶다는느낌까지도든다.뒤에서보이는그녀의가는목을쥐어짜듯조이고싶다는생각...아이런생각마져도그녀의목소리에막힌다.듣고싶지않다..듣고싶지않다...아......듣고싶지않다....그녀의목소리웃음소리...아.....듣고싶지않다....
죽여버릴까...다시는듣지않도록죽여버릴까....

D:(앞좌석의여자)
처음에는아무런신경도쓰지않았다.그런데언제부턴가뒤에서이상한느낌이전달되어올때문득옆의창으로비친뒷좌석의남자의눈은마치살인이라도저지를것같았다.
분명착각이겠지.앞의직장동료와이야기를나누는동안난문득이상한냉기를뒤에서계속느끼고있었다.다행이야!한정거장만지나면되니까…….

A:
더는참을수없다.바다를유린하는녀석을참을수없다.녀석이뱉어내는오물들조차도더이상.아!참을수없다.작살은가지고있지않지만그래내겐펜이있다...펜....볼펜이라도녀석에게박아주겠다.



B:
너무나끔찍한일이다아까부터의그남자가드디어일을벌이고말았다.맨처음그의손이들어올려질때칼이들려있지않은것을보고안심했었는데그게아니었다.그는볼펜으로막버스에서내린여자를찔렀다.처음에는버스에게향하는가싶더니이내문이열리고여자가내리자여자의목을사정없이찔러댔다.그런데이상한것은그뒤에내린남자였다.그는여자가목을찔리자마자그녀의목을감쌌다.아니다!감싼게아니다.처음에는지혈하는줄알았지만아니었다.그남자는눈에희한한웃음을띠고광인처럼알수없는소리를지르며방금찔려피를흘리는여자의목을짜듯이조였다.그리고여자의몸이축늘어지자방금여자의목을찌른남자에게향했다.
“너도저여자목소리가싫었던거지”
분명그렇게들렸다.
하지만그렇게말하는것도잠깐놀라서지켜보던사람들이채달려들기도전에여자를찌른남자가다시한번손을들고앞의남자를찔렀다.
“저놈의고래가뱉어내는것들은참을수없어”
분명그남자그렇게말했다.
왜?두명이그여자를죽이려고한거지?알수없다.정말알수가없다.
드디어버스사이로거대한흰고래가나타난다...희한한꼴을당했지만...그래도저고래를볼수있다니다행이다...아까는저기저남자가저고래를잡으려하는건아닌지걱정했었는데...히히히거대한흰고래가지금도시를지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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